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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Life

정말 가깝고도 먼나라 일본 + 이스타항공 + 벅시 + 일본지하철

by 고니-gonnie 2016.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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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정 : 2016년 6월 24일(ZE603, ICN --> NRT) / 2016년 6월 26일 (ZE604, NRT --> ICN)


도쿄에 친구가 산다. 아내는 독일로 열흘간 출장을 갔다. 혼자 놀러갈 수 있는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세팅되었다. 3주전 항공권을 끊고 숙소는 AIrbnb를 통해 잡았다. 스카이스캐너를 돌리니 이스타항공 특가 항공권이 뜬다. 왕복 총액 245,000원에 뽑았고 숙소는 JR과 아사쿠사선의 아사쿠사바시 역 근처의 맨션? 이라고 하기엔 크고 아파트? 라고 하기엔 작은 정체 불명의 집을 잡았다. (광각렌즈에 속지 말자.) 


1. 항공
이스타 항공은 전기종 B737-NG를 사용한다. 기내는 생각보다 깨끗하고 벅시를 타고 공항에 도착하니깐 바로 발권할 수 있는 문 앞에 내려준다. 벅시 후기는 좀 더 자세히.. 일찍 오게 되서 만원 더 주고 맨 앞자리. 1A를 타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반쯤 성공했다. 항공기 형상이 유선형이다 보니 내 기준으로 우측 벽면이 좁아지는 곳이라 발을 맘편히 뻗을 수가 없다. 다만 이착륙시 앞에 마주보고 앉는 승무원들이 예뻐서 위안이 되었다. 

보통은 아무나 얻을 수 없는 1A, 이스타에선 단돈 만원과 부지런한 발품만 있으면 가능하다.


인천공항 이륙 직후, 16L으로 이륙해서 바로 좌측으로 선회해서 유턴


어딘지 위치는 까먹었는데 구름이 참 멋지다. 저러고 얼마 안있어서 난기류로 요동침 ^^;;


인천공항 이륙 후 동쪽 항로를 잡고 가다 보이는 성남 서울공항 (공군 제 15 혼성비행단)




737기종 자체가 안그래도 좁은데 의자는 정말 거의 고문의자 수준이다. 옆으로도 좁다. 항로가 난기류가 심한곳을 지나가는데 기체가 작으니 위아래로 꽤나 스릴 넘치게 움직인다. 이럴 때 무식한 승객들은 저가항공이라 뱅기가 후져서 많이 흔들린다. 같은 수준 낮은 소리를 하는데 그냥 항공기가 작아서 그런 것 뿐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그 작은 항공기가 난기류를 버티는 걸 더 대단하다고 해야할 거 같다.


갈 때는 3:3 배열 좌석에 맨 앞자리는 한 자리 빼고 꽉 차서 갔고 내 옆에는 한자리를 비우고 일본 여자애가 탔다. 이륙 시 승무원 언니들을 마주보고 앉아야 하는데 언니들 정말 예쁘다. 올 때는 한 명도 맨 앞에 앉지 않았다. 유료 판매 좌석이라고 1만원을 받는데 싸게 끊은 항공권이라고 1만원 조차 아쉽다고 생각하나보다. 한 때 저가항공사들이 비상구 좌석을 팔 때 그걸 가지고 안전이 어쩌구 저쩌구 말이 많았는데 어차피 비상구 좌석은 인터넷 좌석 지정이 안된다. 현장에서 애 생긴 거 확인하고 태운다. 안전에 별 문제는 안되어 보인다. 다만 나처럼 항공 종사자였던 사람이면 모를까 안 그런 사람들, 특히 여자들의 경우는 비상 상황에서 해치를 열고 슬라이드를 작동시켜야 하는데 그런 것에 대한 충분한 교육은 없는 것 같다. 하네다에서 이륙 직전 사고난 대한항공기의 경우도 가방들고 슬라이드 타는 놈, 힐 신고 슬라이드 타는 놈. 이런 게 문제가 되었는데 과연 그런 것에 대한 교육이 있나 라는 생각이 든다. 이스타 뿐만 아니라 저가항공사들이 유료로 비상구 좌석을 판매할 때는 따로 이 부분에 대한 교육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갈 때는 captain speaking이 없었다. 그냥 젊은 스튜어드 (남자 승무원)가 열심히 떠들었는데 일본어를 잘 못하는 것 같았다. 올 때는 captain speaking이 있었는데 나이가 지긋하게 추정된다. 근데 영어는 연륜이 있어보이면서도 뭔가 자신만의 억양이 있어서 알아듣기나 할까? 라는 생각은 들었다.


1A 좌석은 정말 편하다. 가장 늦게 타고 되고 (일찍타면 737같이 작은 항공기는 불편하다.) 제일 먼저 내리게 되어 있다. 


이용한 항공기는 HL 8022 기체로 둘 다 같은 항공기 왔다. 1A에 앉으니 이런 것도 볼 수 있더라.

한글로 된 도장, 국적기들도 한글로 항공사 이름을 쓰는 것에 인색한데 신선하다.


출입구 상단의 네임 플레이트들 HL8022가 보인다. 생각보다 최신 기체


올 때는 저 자리가 다 비어 있었다. 그래서 그냥 맘편히 왔다. 일정이 빡쎄서 그랬던 것도 있지만 꿀잠을 자고 온듯...


FL 360에서 즐기는 신라면, 850원 원가에 4,000원이다. 수익율로는 엄청날 것이다. 올 때는 저녁 시간이라 그런지 저게 엄청나게 팔려나갔다.


이스타항공을 처음 타봤는데 요금은 합리적이라고 생각된다. 아쉬운 건 일본 노선은 기내식 주문조차 받질 않아서 배고픈데 빈 속에 저 라면 하나를 때려넣게 되었다. 판매 타이밍은 기가 막힌 것 같다. 일본 노선에도 핫밀을 좀 주문받았으면 좋겠다. 어차피 싸게 끊었으면 저런 것에 좀 더 지출할 용의도 있는데 좀 아쉬웠다. 그리고 만원 정도씩 더 내고 유료판매 좌석을 이용하는 손님들에게 뭔가 좀 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다면 유료판매 좌석이 잘 나가지 않을까 싶었다. 저날 항공기가 만석도 아니었는데 저 자리가 비어져 있었다. 3번째로 발권한 나로써는 참 씁쓸했다. 저 자리 앉겠다고 일찍 와서 표 끊고 면세 구역에서 쫄쫄 굶고 있었는데 ^^;;;


운항은 상당히 정시 운항이다. 항공종사자 였던지라 항공편은 언제든지 충분히 늦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안전을 담보하는 조건 하에서는 말이다. 블로그 검색을 해보면 어떤 멍청한 여자애가 항공기 시간이 좀 늦었다고 이스타가 최악이네 어쩌네 하는데 그건 무식한 사람들이 하는 얘기다. 짧은 시간에 급유를 하고 점검을 하고 기내 정리하는 건 엄청난 일이다. 덕분에 나는 스케쥴보다 30분씩 일찍 도착했다. (일본갈 때나 한국 올 때나..) 그래서 벅시 아저씨가 헐레벌떡 오셨다. (이건 다음 번 후기에..) 과연 저 가격에 저런 최신 기체를 타고 다닐  수 있을까? 싶다. 일본에 갈 때는 이스타를 자주 이용할 것 같다. 동남아는 최소 4시간인데.. 저거 타고 4시간 다닐 자신은 없다 ^^;; 내 덩치가 있어서..


2. 일본의 지하철

일본의 지하철은 한국에서도 그 악명이 익히 높다. 실제로도 와보니 완전 던전이다. 오히려 나리타에서 철도를 타고 나오는 길은 양반이다. 시내에서 전철을 타려니 눈이 돌아간다. 우리나라로 치면 영등포나 서울역 정도의 플랫홈이 흔히 있다. 그리고 요금도 미친듯이 비싼데 그 이유가 왠지 인건비에 있는게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는 국철이나 서울 메트로의 경우는 앞 뒤에 한명씩 타고 공익이나 있으면 플랫홈에서 왔다갔다 하는데 얘들은 모두 앞뒤에 한명씩 있고 스크린도어가 거의 없고 각 플랫홈마다 (역이 아님) 마이크를 붙잡고 라이브로 떠드는 사람이 한명씩 배치되어 있다. 심지어 장애인이나 노약자가 있을 경우는 두명이 달라붙어서 잘 실어준다. 문은 정말 한참동안 열었다가 닫는다. 토요일 밤에도 생각보다 배차간격이 짧다. 그러니 인건비가 비싼 나라에서 그렇게 사람을 많이 쓰니 지하철 요금이 비싸겠구나 싶기도 하다. 


그리고 다른 특징은 여러 노선이 서로 수평하게 같이 움직이는 구간이 많고 그러다 분기를 많이 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2호선에서 지선갈라지는 것이나 구로에서 인천이나 수원 갈라지는 그런 노선이다. 노선도만 봤을 때는 왜 역 하나에서 선이 몇개씩 빠져나오나 했는데 실물을 보고 이해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얘들은 이번 정류장을 영어로 The next station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다음은 Next after라고 한다.... 심지어 되게 디테일 해서 열차가 움직이는 동안은 다음역, 열차가 역에 들어갈 때는 곧, 이렇게 수시로 바뀐다. 디테일한 놈들이다.


플랫홈이 미친듯이 많아서 항상 방송을 잘 들어야하는데 특징이 있다. 홀수번 플랫홈은 남자 목소리, 짝수번 플랫홈은 여자목소리로 방송을 한다.(이것도 보면 또 운영회사마다 다르다.) 다들 아는 것처럼 운영주체가 다르면 환승이 안된다. 그리고 목적지까지의 요금을 모르겠다 싶으면 적당히 표를 끊고 정산기에 집어넣고 돈을 더 넣으면 된다. 자판기의 천국답게 이런 것도 잘 되어 있다. 심지어 돈을 더 넣지 않게 세팅된 금액이 투입되면 동전투입구를 막아버린다.



다만 지하철 시설은 꽤나 낙후되어 있다. 요즘 생긴 곳들은 지하로 크게크게 있지만 예전에 만들어진 곳들은 지진의 영향때문인지 다 땅위에 있고 고가로도 많이 다닌다. 심지어 고가에도 플랫홈이 6개씩 있기도 하다. 거의 뭐 우리나라 역들이 공사중인 상황처럼 되어있는게 평상시라고 한다.


이건 JR의 아사쿠사바시 역인데 그나마 상황이 나은편이다. 다른 곳은 더 난리다.


그리고 여성전용칸이 있는데 역시나 되게 디테일하다.


이렇게 각 역마다 지나가는 시간을 분 단위까지 디테일하게 적어놓는다. 대단한 녀석들이다.


공항에서 도쿄까지는 스카이 엑세스 라인을 이용했는데 얘들은 급행도 종류가 많고 심지어 아예 다른 회사가 운영하는 철도도 있고 정말 어렵다. 들어오고 나갈 때 케이세이에서 운영하는 열차와 아사쿠사선을 이용했는데 시내 구간을 빠져나오고 나니 적어도 100km/h 이상씩은 달리는 것 같다. 생긴게 전철이지 속도는 우리나라 무궁화호보다 빠른 듯 싶다.

긴자선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녀석은 카드도 받는다. 다른 지하철 운영회사들도 저렇게 생긴 자판기를 사용하는데 카드를 안받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런 한글 폰트는 어디서 가져오는 걸까.. 


일본의 지하철은 생각보다 한글화가 잘 되는 듯 싶다가도 운영회사에 따라 또 다른 것 같다. 케이세이의 경우는 나리타에서 나오는 노선에만 한글 안내가 되고 영어 발음은 좀 구리다. 시내구간에서 JR은 한글 안내따위는 없다. 그냥 영어방송 듣고다녔고 긴자선의 경우는 나름 제일 잘 되어있던 것 같다. 물론 자판기만.. 


자신이 위치한 역에서 가고자 하는 역의 운임을 확인하고 그만큼의 돈을 자판기에 넣고 표를 끊는 방식이다. 옛날에 우리가 표를 끊던 방식인데 오랜만에 해보니 이것도 나름 편한 것 같다. 특히 외국인에게는 말이다. 


3. 일본의 숙소(1), 주차문화, 자판기, 자동차
이번 여행은 Airbnb를 이용해서 숙소를 잡았다. 도쿄라는 곳이 뭐 아무래도 수도이다보니 호텔보다는 싸지만 그래도 비싼 감이 있다. 다행히 싸게도 잡았지만 (2박에 10만원) 그냥 일본인들이 사는 곳 한복판에 들어가볼 수 있다는 것에 더 의미를 두었다. 방 사진은 안찍었는데 (찍어봤자 광각렌즈가 아니면 잘 나올 수 없는 환경) 정말 8평?도 안될 거 같은 복도식 멘션(아파트)이고 그래도 앞 베란다도 있다. 더블침대(라고 하지만 결국은 슈퍼싱글, 남녀가 사랑을 나누기엔 좀 부족해보인다.)에 쇼파, 간단한 싱크대가 있는 원룸인데 오밀조밀하게 세탁실, 욕실을 잘도 갖다 붙여놨다. 현지에 사는 친구에게 물어보니 이런 집의 월세가 한달에 70에서 80만원을 한다고 한다. 


일본은 뭐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깔끔하다고 하니 숙소의 품질에는 문제가 없었다, 다만 아사쿠사바시 역의 존재가 두 개라는 것을 모르고 무지 해메서 찾아가기 힘들었다. 그리고 좀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은 청소비를 따로 받으면서 체크아웃할 때 꼭 쓰레기를 직접 나가서 버리라고 한다. 참 재밌는 녀석들이다. 주변에 자판기가 무지 많다. 가격은 150엔을 넘는게 없다. 동남아나 다른 동네 갔을 때는 동전을 잘 취급하지 않았는데 이곳에서는 잔돈을 아주 요긴하게 잘 사용했다. 그리고 자판기 수 만큼 편의점도 많다. 굳이 호텔에 묵지 않아도 끼니를 때우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일본은 골목에서도 길거리에 주차하는 문화가 거의 없다. 길거리에 주차를 해도 꼭 주차구역 내에 칼같이 한다. 주요 포인트마다 유료 주차장이 존재한다. 일본은 차를 살 때 주차증명을 꼭 해야한다고 들었는데 정말 차 유지비가 많이 나올 것 같다. 



차는 그냥 일본차만 돌아다닐 거 같았는데 일본도 뭐 벤츠니 페라리니 그런 거 많이 다닌다. 오히려 란에보와 GT-R 이런게 더 안보인다. 한국과 다르게 포르쉐도 수동으로 수입이 잘 되는지 길거리마다 후까시가 많이 들린다. 시원시원하다. 그리고 의외로 외건이 많이 굴러다닌다. 그리고 압도적으로 경유차가 적다. 디젤세단 이딴 건 찾아볼 수 없다.


4. 일본의 결제문화
일본은 생각보다 카드를 받지 않는 곳이 많다. 심지어 공항에서 1,290엔짜리 기차표도 현찰을 내놓으라고 하는 곳이다. 아침에 모 까페에서는 남겨뒀던 현찰을 털리는 사태가 벌어졌다. 체인 까페인데 카드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 금액이 적어서 안받는 경우들도 있다고는 하지만 개인사업자도 아니고 체인카페에서 저러는 건 좀 이해가 안되더라. 결국 그래서 마지막 점심을 먹는데 현찰때문에 또 애를 먹었다. 일본의 김밥천국같은 곳인데 역시나 카드를 받지 않는다. 


지하철의 경우 운영하는 회사마다 카드를 받는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다. 미스테리한 나라다.


5. 일본의 통행문화 + 질서

당연히 좌측 통행일 줄 알았으나 그때그때 다르다. 지하철 역마다 다르고 장소마다 다르다. 한마디로 정해진 게 없다. 이방인이다 보니 항상 눈치껏 잘 따라 움직여야 한다. 딱 하나 정해진 곳은 바로 에스컬레이터다. 에스컬레이터는 지하철이든 백화점이든 왼쪽은 서서 가는 곳이고 오른쪽은 걸어가는 곳이다. 의외로 빨리빨리 문화가 있다는게 신기하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일본은 질서를 잘 지키는 시민의식이 높은 나라라고 알고 있는데 생각보다 그렇지도 않다. 무단횡단하는 애들도 꽤나 있고 길거리 흡연도 꽤나 많다. 다만 다른게 있다면 절대 걸어가면서 담배를 피우지는 않는다. 남자들이 군대에서 배운 것처럼 정해진 자리에서 그냥 서서 담배를 핀다. 그게 생각보다 아무 곳에서나 잘 그런다는 것이 좀 놀랍기는 하다 ^^;;


6. 일본의 길거리

일본은 주차하기도 힘들지만 사람도 돌아다니다가 앉을 곳이 굉장히 부족하다. 자리에 앉으려면 까페에 들어가서 커피를 먹어야 하는데 까페도 자리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론 뭐 어제 하라주쿠, 시부야 인근에서 있던 일이긴 하지만 우리가 보통 일본의 시골동네로 놀러가지는 않으니깐 저 규칙이 적용될 것이다. 왜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에 앉을만하게 생긴 곳에 걸터앉는지 좀 의문이었는데 내가 하루 다녀보니 충분히 그럴 거 같더라.


7. 일본음식

일본 음식하면 뭐니뭐니해도 회, 스시인데 아직 방사능에 대한 걱정때문에 먹지 못했다. 다만 한국에서 맛보았던 메뉴들을 정통으로 맛보았다고 해야할까? 재밌는 건 확실히 많이 주고 확실히 맛이 있다. 그렇게 뻣뻣한 동네도 아니고 오히려 대, 중, 소 를 나눠놔서 많이 안먹는 사람들은 싸게 먹으면 되더라. 나는 좀 먹는편이라 대를 시켜볼까 했는데 중을 먹어도 많이 나온다. 생각보다 밥 인심이 후하다. 단순한 숫자 계산으로 밥값은 한국보다 최소 3천원이상은 더 비싼 거 같은데 양이나 알차게 나오는 질이나 그런 거 따지면 차이가 없다고 봐도 될 거 같다. 첫날 저녁으로 쯔깨면을 먹었는데.. 사실 일본 라멘이라는 것에 대해 별로 좋은 기억이 없었던 나는 의심의 눈초리 가득하고 먹었는데 그 맛에 참 놀랐다. 한국에는 어디서 저런 라멘을 팔까 많이 찾아봤다. 한국에서도 밥먹을 때 사진찍는 걸 촌스럽게 생각하기에 밥사진을 많이는 못남겼는데 유일하게 남은게 문제의 800엔이 넘는 까페 모닝세트와 규동이다.

까페에 앉아서 후기 초안을 작성하고자 마지막 날 아끼하바라에서 자리잡은 까페. 분명 460엔 보고 들어갔는데 점원이 시키는대로 고레고레 했더니 860엔이 되어 있었다. 와이파이도 없고 맛은 그럭저럭... 젠장.. 이거땜에 공항갈 전철표를 사기 위해 4000엔이나 더 출금했다. 한국와서 보니 5만원이 넘게 빠져나간걸로 되어 있다....


일본의 김밥천국이라는 곳에서 시킨 규동. 계란을 그냥 줘서 내가 흰자를 분리해서 알을 띄우게 되어 있다. 돈지도 맛있고 밥양도 많고 무엇보다 한국보다 심지어 가격이 쌌는데 더 많고 맛있었다. 이래서 일본은 식도락 여행을 가나보다.



8. 숙소

숙소는 airbnb를 사용했다. 사실 말이 좀 많은데 내가 잡은 숙소는 보증금이 없고 하루에 5만원 정도로 결제를 했다. 기본적으로 일본 애들의 문화를 믿고 사용한 것인데 나름 신경써서 준비하는 것 같다. 2명까지 사용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방은 딱 한명이 살기 좋은 한국의 원룸이고 다른 게 있다면 복도식 아파트 구조에 앞 베란다가 있다. 일본의 보통사람들이 사는 곳에 묵는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고 (실제로 이게 airbnb에서도 내걸고 있는 모토이다.) 무엇보다 주택가에 있으니 너무 조용해서 좋다. airbnb의 플랫홈을 보면 얼굴 한번 안보고 방을 빌려주고 쓰고 하는 구조인데 그럴 수 있게 너무 잘 꾸며놓았고 방을 빌려주는 호스트들도 상당히 적극적이다. 다만 아쉬었던 것은 청소비가 비용에 포함되어 있는데 체크아웃 시 내가 직접 쓰레기를 버려야 한다는 점은 좀 납득하기 어려웠다. 

일본도 참 오밀조밀하게 산다. 재밌는 건 집문을 여는 키 따로, 일층에서 메인 문을 여는 키가 따로 있다. 자동문인데 키넣고 돌려야 한다.



9. 일본의 택시

기본요금이 730엔부터 시작한다. 지금 환율로 8000원이 넘는 금액이다. 우리나라의 모범보다도 비싼 금액이다. 단순히 물가보다 경제의 체력이라는 것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는 것 같다. 저렇게 비싼 돈을 내야하지만 차가 좋은 것도 아니다. 도요타 크라운 같은 옛날 차부터 준중형급 사이즈의 좁은 차까지 복불복으로 돌아다닌다. 그래서 그런지 도쿄에서는 아직 우버가 인기리에 돌아다니고 있다. 대낮인데도 1.5배 정도의 서지는 항상 걸려 있다. 


10. 덕후의 나라 일본

일본에 일할 사람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절찬 채용중이라니...


아끼하바라 역에 표를 내고 내리자마자 펼쳐진 풍경.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모든 것에서 덕력이 묻어난다.


심지어 덕후들의 행사를 위해 도로도 통제한다.


일본의 용산전자상가라는 아끼하바라를 마지막 날에 가봤다. 첫째날은 전자랜드 같은 건물에 들어가서 밥을 먹고 층층을 돌아봤는데 정말 눈돌아가더라. 용산전자상가는 지금 상권이 죽어서 난리인데 얘들은 아직 인터넷 따위로 물건을 주문하고 그런게 덜한지 아주 난리도 아니다. 일본 걸그룹들 생각보다 실력도 좋고 귀염상인데 한국산 걸그룹들이 일본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는 그냥 좀 더 벗어제껴서가 아닐까 싶더라. 


1:1 스케일의 건담. 이거 안그래도 보고 싶었는데 보고 왔음.


왜 여기에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작은 자유의 여신상과 저 멀리 레인보우 브릿지.



흘리지 않고 소변을 보게 함이 목적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변기 안에 특정구역을 잘 맞추면 소변량이 측정되고... 기준치를 넘어가면 음료수를 주는 게임이다. 


원래 건담과 레인보우 브릿지를 볼 목적은 아니었는데 둘째날 일정을 진행하다 쉬는 동안 갑자기 생각나서 가게 되었다. 어찌어찌하다 춤추는 대수사선이라는 일본 영화가 떠올랐고 레인보우 브릿지가 떠올랐는데 그 근처에 건담도 있다고 해서 잘 보고 온 케이스다. 다음 번 내용이 못믿을 구글인데.. 역시나 구글 믿고 움직이다 어디 이상한 촌동네 역에 내려서 다시 거꾸로 열차를 탄 해프닝도 있었다.

우리나라엔 단 하나도 없는 애플스토어, 들어가보니 생각보다 별 건 없다.


영화나 일본 소개에 자주 나오는 저 거리, 재밌는 건 저 많은 사람들이 다 신호 안에 건넌다. 대단하다.


위 사진과 같은 곳인데 정말 인간들 바글바글하다.



11. 일본의 네트워크

원래 해외 나갈때는 로밍을 선호하는 편인데 요금이 24시간 단위로 책정되다보니.. 이번처럼 일찍가고 늦게오는 일정에서는 오히려 로밍이 손해였다. 인천공항에서 포켓와이파이를 좀 더 싸게 대여해주는데 일본 갈 땐 그게 편한 거 같다. 숙소에 들어가니 일정동안 쓰라고 포켓 와이파이를 넣어놨는데 우리나라의 그 와이브로와 같은 것이다. 근데 기계도 좀 더 좋고 배터리도 오래간다. 성능도 더 좋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꽤나 일본에 수출을 한다. 속도는 10Mbps 급. 쓰는데 지장이 없다, 다만 지하구간은 음영이 있다. 아니 오히려 지하에서도 음영이 없는 우리나라가 이상한게 아닐까 싶다. 

생각보다 빠른 네트워크 성능에 정말 오래가는 배터리에 놀란 포켓 와이파이.



KT에서 로밍을 하면 도코모가 잡히는데 일본의 무료 와이파이는 죄다 소프트뱅크이다. 무료 와이파이 쓰려면 인증을 받아야하는데 네트워크 사업자가 소프트 뱅크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무료 와이파이 같은 걸 거의 못써봤다. 한국은 정말 와이파이 천국이다. 우리가 만들어서 세계표준까지 한 기술인데 우리나라 사업자 놈들은 갖다 버리고 있고 일본 애들은 엄청 열심히 쓴다. 집에 따로 인터넷을 깔지 않고 저걸로 쓰는 집도 꽤 있다고 한다.


12. 못믿을 구글

사실 이번 여행은 구글만 믿고 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구글이 100% 정확하지 않다. 특히 일본 지하철 환승정보는 뭔가 완성이 되다 만 느낌이어서 꽤나 고생했다. 다만


이런 건 참 좋은데 (항공권 예약하고 확정 메일이 오면 알아서 캘린더에 추가하고 저런 걸 보여준다) 





이 부분에서 제대로 낚였다. 비용이나 그런 건 정확한데 환승정보가 생각보다 정확하지 못하다. 그래서 한번 엉뚱한 곳으로 가고 다시 거꾸로 돌아오고 난리도 아니었다. 그 후로 저놈의 자동환승에 한번 더 낚여서 건담보러 갈 때 좀 고생을 했다.


13. 기타

일본은 곳곳에 야구장이 많다. 우리나라 사회인 야구하는 사람들이 야구장 찾아 헤매고 그러는데 얘들은 잊을만하면 하나씩 있다. 그리고 골프장도 생각보다 많다. 나리타는 한자로 이룰 성에 밭 전 자를 쓴다. 밭을 이룬다는 뜻인가 싶은데 가보니 정말 논밭이 많고 그 가운데 골프장들도 많다. 평야지대더라. 그리고 동북아시아권 3개국 중에 한국만 한자를 버리고 한글을 쓰는데 이 문화권에 살면 한자 정도는 조금 배워놔야 편하지 않을까 싶다. 한자를 일본어로 읽을 줄 몰라도 뜻과 그림놀이..를 하면 지하철도 쉽게 찾을 수 있었을텐데 영어 발음을 쫓아가니 오히려 더딘 것 같았다.


14. 총평

일본은 섬나라지만 생각보다 땅덩어리가 크다. 이륙 후 일본 영공을 빠져나오는데 꽤나 시간이 걸렸다. 아래 위로 긴건 알고 있지만 옆으로도 꽤나 길다. 그래서 일찍이 철도망이 발달하지 않았을까하는데 그게 지금은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거 같다. 명동이나 가로수길, 홍대 이런 곳에 외국인이 많이 온다고 하는데 하라주쿠, 신주쿠에 가보니 우리나라는 장난이다. 얘들은 정말 외국인이 많이 온다. 뭐가 이들을 끌어들일까? 라는 생각을 곰곰히 해봤는데 결국 이미지인 것 같다. 나부터도 일본하면 깔끔한 나라라는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물론 역사적으로는 죽일놈들이지만)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 하면 과연 어떤 이미지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바가지 메뉴, 특색없는 볼거리, 단순히 밤늦게까지 놀기 좋고 한국여자 먹기 좋은 그런 것 밖에 없지 않을까? 그래서 유럽애들 중에는 우리나라가 좋다고 하는 애들 많이 봤다. 직장이 신사동이라 외국애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마주하게 되면 잘 도와줘야겠다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고 (국뽕스러운게 아니라 나 자신이 쪽팔려서..) 일본은 후다닥 식도락 여행으로는 좋겠구나 하는게 내 생각이다. 그리고 다음에 가면 지하철 정도는 쉽게 탈 수 있을 거 같다.


다음에는 벅시 이용후기를 써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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