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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Life

50D 영입의 변

by 고니-gonnie 2016.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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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D 영입의 변.

내가 사진을 한참 찍던 2004년 이 시절에는 같이 사진을 찍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때 캐논 20D, 펜탁스 istDs, 그리고 내가 쓰던 올림푸스 E-300 이렇게 라인업이 있었다.

당시 올림푸스는 DSLR에서 신생주자였고 그나마 가격이 써서 (번들킷이 100만원이 채 안했으니깐) 덥썩 잘 모르고 구매한 게 더 많은 거 같다. 그리고 당시 군인아저씨일때 인데... KF-16에 들어가는 F100-PW-229 엔진에 25시간 검사를 할 때 쓰는 내시경이 올림푸스였다는 것도 한몫 한 것 같다. 메이저 카메라 회사가 죄다 일본이지만 특히나 니콘의 경우는 전범기업이기에 쳐다도 안봤고 그나마 올림푸스가 현미경 제조 같은 그런 뭐 좀 인류에 공헌하는 거 같다는 이미지때문에도 그랬던 거 같다.

당시 같이 다니던 캐논과 펜탁스가 항상 부러웠다. 캐논의 그 현란한 렌즈군과 재봉틀 박는 듯한 연사, 빠른 포커싱. 펜탁스는 그 카메라 답게 생긴 생김새. 올림푸스는 아무것도 해당되지 않았다. 렌즈도 번들에 그나마 구색 갖추기용 망원, 그리고 펜타미러나 펜타프리즘 방식이 아닌 포로미러(사이드 방식)이라 생김새가 DSLR 같지도 않았고 포커싱도 느리고 연사도 느렸다. (대략 20D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

그래도 센서의 힘(?, 당시 올림푸스는 DSLR을 처음 만들면서 기존에 필름SLR 자체가 없었기에 렌즈군까지 새롭게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정말 렌즈가 없었고 거기에 디지털 전용으로 나오다보니 포서드 기준으로는 풀프레임이고 광원이 센서에 수직으로 입사되는 특징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심도가 깊은 사진에서의 화질이 굉장히 유리했다. 바꿔말하면 DSLR의 구매이유인 아웃포커싱 따위는 개나 줘버리는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처음에 DSLR찍으면 다 그렇게 되는 줄 알았다. 20년전 처음 일렉기타 샀을 때 그냥 후리면 멋진 소리나 나올거라고 생각했던 것처럼.... 암튼 서드파티는 없었고 렌즈 좋은 건 미친듯이 비쌌다. 50mm 2.0 매크로 렌즈의 경우 당시 80만원 가까이 하는 고가였다. 그래도 그런 걸 사서 시진찍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건.. 아무래도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으로 생각해야겠지?)으로 인해 후질구래한 렌즈로 좋은 사진을 담을 수 있었으나 역시나 센서의 한계로 인해 (작은 센서크기) 실내 촬영시 감도를 400이상 (실제 400도 좀 쓰기 무리였다. 감도를 높일 수 있으면 셔터속도를 확보할 수 있는데 올림푸스는 그러면 노이즈가 정말 미친듯이 생겼다. 센서가 작아서 어쩔 수 없는 부분.. 스마트폰 카메라로 밤에 사진찍으면 지저분한 것과 똑같은 이유) 쓸 수 없어서 정말 많은 애를 먹었고 많은 사진을 날려야했다.

그런 부분들이 되게 일종의 한으로 남았었나보다. 다시 카메라를 구입할 수 있는 기회와 명분이 생겼고 주저없이 캐논을 골랐다. 그리고 사진을 찍을 당시 유일하게 라인업에 대한 개념이 서있던 브랜드가 캐논이었다. 그래서 더 쉽게 다가가지 않았나 싶다.

이쯤에서 캐논은 알겠는데 왜 50D일까? 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최신 중급기는 80D인가 그런 거 같고 60D부터 동영상 촬영이 된다. 열심히 인터넷을 굴려보니 50D와 60D의 차이점을 보니 옆그레이드 혹은 약간의 다운그레이드라는 얘기들이 지배적이었다. 그래서 그러면 굳이 돈 더들여서 60D를 살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결론은 돈이었다. ㅠㅜ)

그럼 좀 더 싼 40D는 어떠냐 하는데.. 이미 50D도 나온지 꽤나 된 녀석이라 시기적으로는 40D와는 얼추 비슷하면서도 가격은 확 차이가 난다. 근데 40D와 50D는 차이가 꽤 나더라. 그래서 구매하게 된 거 같다.

사진을 찍는 환경과 상황이 바뀌었다. E-300을 쓸때는 인물은 거의 없고 풍경위주이었고 메모리가 많이 비싸던 시절이라 큰 해상도로 사진을 담기 힘들었다. 그러고 나니 지금 남아있는 사진들의 해상도가 정말 절망적이다. 아마 800만 화소도 다 못쓴 것 같다. 그리고 컴퓨터 하드디스크의 용량도 작던 시절이었다. 후보정도 엄청열심히 했고 (어쩌다 얼굴을 내어준 고마운 사람들의 경우엔 정말 미친듯이 후보정을 했었다.) 어디를 놀러가도 내가 즐기는 건지 기자인지 모를 정도였다.

지금은 1500만 화소를 풀사이즈로 저장해도 8기가 메모리가 박혀있으니 촬영가능 컷수가 999되어있다. 많이 찍을 수 있다는 소리다. 거기에 하드디스크도 용량이 크다. 이쯤되면 RAW촬영이 어떨까 싶은데 유일하게 퇴보한 것은 옛날과 달리 이제 후보정은 안하려고 한다. 예전엔 후보정을 엄청 열심히 했는데 이제는 귀찮다. 그리고 풍경도 풍경이지만 내가 항상 찍을 수 있는 인물도 생겼고 어디를 놀러가서도 즐기는 주체가 되어야지 절대 기자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 옛날 한번 찐하게 먼저 사진을 겪고 나서인지 다행히 이제는 어디까지 즐기면 되는지를 알 수 있는 생각과 하드웨어에 대한 갈망을 잠재울 수 있는 자제력이 생긴 것 같다.

즐거운 사진생활을 하자 : )


사실 지금도 많이 그리운 카메라.. 2011년에 일괄로 넘겼는데 당시 구매자가 군인이었다. 전방에 근무하는 중위였는데 구매 이유가 병사들과의 일상을 담기 위해서라고 했었다. 군사보안적인 측면에서는 꽤나 위험한 발상이었지만 나도 현역때 그렇게 사진을 많이 찍었었다. 겁없이 활주로에 갖고 들어가서 병사들의 추억을 담아줬고(그 사진들 하드디스크 날라가면서 모두 없어졌다.. 그나마 틈틈히 DVD에 구워서 백업한 것들이 있는데 다 꺼내서 아마존 클라우드 드라이브에 올릴 거다.) 물론 그러다 한번 헌병대에 끌려간 적도 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마음이 참 좋았었다. 나 이외에 또 다른 군인에게 사연을 만들어주는 카메라로서의 역활을 다하겠구나.. 그리고 비무장지대의 때묻지 않은 자연을 촬영할 수 있는 복을 받았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실 전역 후 저 카메라 정말 방치하다 싶이 했는데 다시 잘 활용해줄 수 있는 그런 주인을 만나서 그래서 차라리 마음이 아프지 않았다. 다만 내 젊은 날의 추억을 같이한 녀석이라 팔고 나서 사무실에 올라가 조금 훌쩍했던 거 같다.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찍고 있을까..


이녀석은 대전에서 올라왔다. 내가 아마 3번째 주인이 아닐까 싶다. 나에게 판매한 사람은 서울의 카메라 샵에서 중고로 구입하고 신혼 여행 후 방치해뒀다고 하더라. 셔터카운트도 14000컷 정도 된다. 그래서 그런지 박스라던지 구성품이 거의 없었다. 바디캡도 없고 연결케이블도 없고 심지어 취급설명서도 중고로 판매한 카메라 샵에서 제본을 뜬 것이더라..


원래 이런 물건은 택배거래 하는 게 아닌데 그냥 뭔가에 홀려서 덥썩 택배거래를 했다. 다행히도 대전에서 팔리지않고 나에게까지 오게 되었다.


예전에 E-300을 쓸때만큼 돈을 발라줄 수는 없겠지만 내가 먼저 얘를 팔 일은 거의 없을 거 같다. E-300만큼 정은 주면서 써봐야겠다. 같이 멋진 사진을 찍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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