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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Life/카카오 드라이버

카카오 드라이버 7콜 후기

by 고니-gonnie 2017.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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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말부터 카카오드라이버를 해봤다. 말이 거창해서 그러지 대리운전이다. 저번주까지 총 7콜을 수행했고 수수료 때고 총 116,800 원을 수령했다. 5월에 종합소득세 신고하면 세금을 내야한다 ^^;; 교통비 등등까지 감안하면... 그렇게 수익률이 좋을 거 같지는 않다.


뭐 일단 운동삼아 다니겠다고 시작했지만 하고 나니깐 욕심이 생긴다. 운동효과는 확실하다. 일단 1km 이내 거리를 10분 이내에 주파해야한다. 말은 쉬울 거 같지만 횡단보도 대기시간. 손님이랑 전화통화해서 디테일하게 만나는 장소 정하기 등등 시간을 까먹는 일이 생각보다 많다. 그리고 이건 손님이 내가 어디쯤 오는지 보여서 내가 좀 밍기적 거린다고 생각되면 취소를 해버린다. 술 취한 사람에게 10분은 꾀나 긴 시간으로 사료된다.


타본 차종들은 쏘렌토 신형, 정비안한 320i, 투싼 신형, 렉서스 하이브리드 SUV, 렉스턴 커먼레일 5기통, 더 뉴 K7, BMW B클래스(?) 등등.. 


차종에 대한 소회는 짧은 시간 탄거라 미뤄두고.. 생각보다 자기 차를 정비 안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니 타인에게 핸들도 내줄 수 있는게 아닐까 싶더라. 


카카오는 거리를 계산할 때 직선거리로 반경 계산을 하다보니 실제 1km 내 거리라고 해도 걸어가는 거리는 더 되는 경우가 꽤 있다. 그리고 대리기사 까페에서 말 많은 예상요금.. 나는 한번도 틀린 적이 없는데 내가 겪어보지 못한 상황들이 비일비재하게 생기는 거 같다. 원래 대리기사는 먼저 돈 얼마 박아놓고 그리고 타는거라 나름 초기 자본이 필요한 직군이었다. 근데 카카오가 생기면서 그런 내용이 없어지니 투잡으로 노리던 사람들이 이때다 싶어서 마구 쏟아져 들어왔다. 물론 미친듯이 뽑아놔도 미친듯이 안나온다고 하는데 (기수별 면접 인원의 반 정도가 보험승인 나고 바로 운행게시를 안한다고..) 만약 다 나왔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궁금하다.


카카오 시스템은 첫콜을 어떻게 따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그걸 따고 나면 운행 완료 후 1시간 동안 우선배정이라는 버프 아닌 버프를 주는데 이게 잘 엮이는 사람들은 계속 타고 돌아다니더라. 이게 전업기사일 경우는 괜찮을텐데 다음날 출근을 해야하는 기사들의 경우는 목적지에 대한 압박이 생기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투잡으로 타는 사람들은 욕심과 다음날 출근을 잘 조절해야한다. 


작년에 이미 강남구 16기로 등록은 해놨으나 1년이 다된 시점에서 시작한 이유는 뭐 대리기사라는 직군이 (비하하는 표현이 아님)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못하게 된 사람들이 하는 케이스들이 많다보니 되게 만만하게 우습게 보고 들이대는 사람들이 꼭 있을 거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술까지 먹었으니 못할 말이 뭐가 있을까.. 그래서 굳이 그런 소리 들어가면서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항상 궁금했었다.


그래서 만나본 카카오 드라이버를 부르는 손님들을 분석해보니 아직까지 진상은 못만났고 다들 괜찮은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의외로 여자손님 비중이 높다는데 난 딱 한번만 만나봤다. 그리고 아직 팁은 한번도 못받아봤다. 제일 조심해야할 것은 확정요금인데 동선을 크게 벗어나는 경유손님이다. 뭐 퇴근콜로 잡아서 집방향이라면 아이고 감사합니다 겠지만 그게 아니면 꽤나 손해다. 특히나 전업으로 타는 사람들은 시간을 많이 잡아먹게 되서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여기서 카카오 드라이버의 리스크가 나오는 거 같은데 위의 상황이 벌어질 경우 실제로 기사가 손님에게 추가요금을 많이 요구한다고 한다. 뭐 물론 알아서 챙겨주는 손님들도 있다는데 생각만큼 많지는 않은 것 같고.. 카카오 드라이버를 부르는 손님들의 의견을 좀 들어보면 기존의 전화로 부르는 대리기사보다 믿음(?)이 간다는 것이다. 믿음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는 모르겠으나 암튼 기존 대리보다 비싸도 부르는 건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저런 문제로 기사와 시시비비가 붙으면 과연 카카오 드라이버에 대한 이미지는 어떻게 될까? 실제로 전업대리기사들은 카카오고 나발이고 거의 모든 대리앱은 다 설치해서 쓴다. 결국 그냥 기존의 대리기사가 걸릴 확률도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 높은 요금(?)에도 불구하고 이미지 관리를 잘 하려면 기사관리를 잘 해야할텐데 그걸 카카오가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하다.


기사입장에서도 그럴려면 좀 더 친절해야하는데 그런 친절의 근원은 결국 돈이다. 대리기사들이 카카오의 단가가 기존 대리보다 조금 더 높다고는 하지만 확정 1만원 콜 같은 걸 낼 수 있게 내놓는 문제때문에 카카오를 많이 증오하는 분위기다.


그리고 또 다른 리스크는 바로 우선배정에 대한 것인데 이거 때문에 첫콜은 목적지도 안보고 일단 타야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일명 지지기를 하는데 그러고 나면 확인없이 수락을 하고 목적지가 생각지도 않은 곳이면 취소해서 뱉어버린다. 이건 결국 사용자 경험에서 엄청난 손해다. 나의 경우도 길 건너에서 부른 콜을 잡았는데 지하도로 건너가느라 내 위치가 확인이 안되서 그런지 거의 다 갔는데 취소해버리더라. 그러면 기분이 더럽다. 손님도 마찬가질거다. 


카카오는 대리기사 백만양병설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엄청나게 사람들을 공급하고 있다. 그래서 아마 기사들의 경험보다는 손님의 경험이 더 중요할 거 같다. 내 생각도 카카오가 O2O라는 바닥에 들어와서 어째뜬 승부를 내려면 좀 제대로 해야할텐데 카카오 드라이버의 경우는 "비싸도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대리운전"이라는 경험을 목표로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미안하지만 이건 뭐 철저하게 투잡으로 하는 사람으로서의 생각인데 당장은 고통스러울 수 있어도 대리기사도 프로이고 인정받는 직군이 되려면 (특히 노동의 댓가를) 이런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요즘은 사진, 영상편집, 그리고 본업에 대한 공부한다고 안타고 있는데 또 타게되면 느끼는 점들을 써보겠다. 


결론 : 어째뜬 O2O는 수요와 공급의 조절이 가장 어렵다. 그리고 운동은 정말 많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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