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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marked/먹고사는 문제

내가 회사를 옮긴 이유

by 고니-gonnie 2023.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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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물경력이 퇴사하다

내가 바로직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퇴사하자, 경력 2년? 3년정도 된 MZ 녀석이 쓴 글의 제목이다. 물론 지금은 수정되어서 (절대 지우지 않음) 확인은 안되지만 굉장히 모욕적인 내용들이 써 있었다. 내가 뭐 사실상 해고를 당했다는둥, 근태가 불량하다는둥... 이래서 요즘 MZ들이 어쩌네 저쩌네 하고 말이 많은 것 같다. 물론 그녀석도 결국엔 해고당해서 지금 놀고 있다. 10월 말까지 다시 취업을 하겠다고 했는데 그 인성에 어디로갈지 참 궁금하다. 

내가 회사를 옮긴 이유

내가 회사를 옮긴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전 회사가 돈을 못 벌것 같았기 때문이다. 작년 10월 정도에 입사를 했는데 그 회사의 도메인은 내가 좋아하는 주제였고 그래서 도전해서 입사했는데 회사 돌아가는 꼴이 영 별로였다. 돈을 버는 방식은 상당히 구식이었고 경영진은 당연히 기술에 무관심했고 무한상사 느낌이 강하게 났고 전형적인 K-좆소와 다를게 하나도 없었다. 무엇보다 직원들끼리 친하게 지내는 걸 별로 원치 않아하고, 조금 과장하면 4대보험 되는 프리랜서 같은 느낌으로 조직문화를 갖고가는 그런 회사였다. (실제로 위에 언급한 MZ가 해고당할 때, 그 MZ와 친한 애들이 다 같이 해고되었다.) 그리고 23년초가 되면서 금리 등 외부요인 등으로 인해 그 회사가 돈을 벌 방법이 갈수록 줄어들었고 이럴 때 경영진의 대체가 참 별로인 거 같아서 엄청난 고민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는 그 회사에서 React-native 를 처음 다뤄봤는데 생각보다 어려워서 1인분을 못하는 지경에 이르르고 있었다. 23년 상반기가 지나고 나면 회사가 어려워질 거 같고, 그럴 때 위에 먼저 언급한 분위기를 보아하니 권고사직의 칼날이 내게 제일 먼저 날라올 거 같았다. 실제로 수습이 끝났는데도 너가 일을 잘 못하면 내보낼 수 있다 라는 얘기도 직접적으로 들었다.

이럴 때 내가 할 수 있는 행동은 딱 하나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곳으로, 그리고 나를 원하는 곳으로 가는 것이었다. 결혼하기 전에는 실업급여도 많이 타 먹었고, 잘 놀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가정이 있는데 그런 일이 생기면 재앙이다. 그렇기에 나는 살기 위해 먼저 움직인 것이다.

 

내가 옮긴 회사는 투자 뿐만 아니라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는 곳이다.

자본은 탐욕이다

내가 정의한 자본은 탐욕이다. 단적인 예로, 쿠팡은 소비자에게 참 괜찮은 서비스지만 그 서비스를 돌아가게 하는 물류센터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참으로 아름답지 않다. 하지만 쿠팡에 돈을 넣은 VC들은 그런 문제에 관심이 없다. 모르겠고 돈을 넣었으니 뭐가 되든 쿠팡의 주가가 올라가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죽어도 관심이 없는 것이 자본이고 탐욕이다. 그런 상황에서 투자로만 먹고살 궁리를 하는 회사는 22년 말, 23년 초가 되면서 완전히 발가벗겨지고 직원들을 나락으로 밀어내고 있다. 단적인 예가 바로 카카오 엔터프라이즈 같은 곳이다. (누가 감히 카카오딱지를 달고 있는 회사가 사업을 철수수준으로 접을 줄 알았나..) 다시 돌아와서, 먼저 다니던 회사는 매출은 있지만 BEP 도 맞추기 힘들고 투자금으로 돌아가는 그런 회사였다. 실제로도 그 회사가 하는 일 대비 사람이 너무 많으니 사람을 줄이라는 얘기들을 투자자들에게 들었다. 과연 저런 회사가 지속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을까 굉장히 의문이다. 그래서 나는 회사를 옮긴 것이다.

최소한의 사회안전망

https://www.youtube.com/watch?v=2-pcI44ew4I 

한국은 사회안전망이 없는 나라다. 임금이 밀리기 시작하면 답이 없는 나라다. 그러거는 참 미국을 잘 따라한 것 같다. 물론 내가 일하는 IT쪽은 추적 60분에 나온 것만큼 하지는 않지만 si 같은 거 하는 사기꾼 회사들의 경우는 저런 경우들도 있다. 역시나 나도 다녔던 회사들 중에 법인을 사채를 빌려 자본금을 충당하고 잔고증명 찍고 상환하고 하는 등의 불량법인도 있었다. 그리고 전 회사 다니기 전에 다녔던 문제의 박민영 남친 회사의 경우도, 결국 끝까지 남았던 사람들은 건강보험 연체되고 국민연금 연체되고 급여도 늦게 들어오고 하는 일들을 겪게 되었다. 

 

첨부한 추적 60분 예를 보자. 대유 위니아 얘기인데 그 전신은 대우전자이다. 대우그룹은 몰락했고 전자 부분은 여기저기로 팔려다녔고 그 끝은 결국 임금체불이다. 그래도 회장은 골프치고 놀기 바쁘다. 이래서 자본은 탐욕이라고 하는 것이다. 우리의 상식은 줄 돈이 없으면 최고 경영자가 가져가는 돈을 줄여서라도 줘야하는 것이지만 절대 그러지 않는다. 왜냐면 "내" 회사가 아니라 "오너"의 회사이기 때문이다. 즉, 내꺼가 없고 남의 거에 부속품으로만 다니면 생기게 될 수 있는 일이다. 회장 연봉이 76억이라는데, 그거 좀 줄이면 임금체불 해결될텐데 절대 하지 않는다. 

옮긴 회사는 어떤가?

월급 제때 잘 들어오고 (지급일 새벽 02시 정도에 들어온다.) 비포괄임금이고 돈을 만지는 금융권치고는 분위기도 자유롭다. 그리고 분기별 흑자 정도는 할 수있는 그런 돈을 벌 줄 아는 회사이다. 이 회사로 옮기고 나서 마음이 한결 나아졌다. 직원들끼리 친해지길 바라는 그런 분위기이고 조직문화에 조금 무식할 정도로 리소스를 투자하고 있다. 돈은 써야할 곳에 제대로 쓴다.대표가 어디가서 상 받아왔다고 금요일날 번개쳐서 소고기도 굽고, 또 다른 상을 받아서 지류 신문에 얼굴도 나오는 그런 경험도 하게 되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1. 절대 회사만 믿지마라: 회사는 언제든 없어질 수 있다. 자본은 탐욕이라고 했던 것처럼 안될 거 같으면 버린다. 그러면 회사는 나가리로 가고 길거리로 나가는 것은 시간 문제다.

2. 회사 이외의 수단을 만들자: 나는 몇가지를 준비하고 있는데 하나는 업무시간 이외에 외주 프로젝트를 받아서 하고 있다. 개발자라는 직업이 좋은 이유는 사용하는 기술이 특정 회사에 종속되지 않는 범용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규직이든 외주든 원하는대로 움직일 수 있다. 나이가 더 먹고 외주를 하게 될 때를 대비해서 작은 외주 프로젝트들을 소화하고 있다. 또 하나는 암웨이다. 암웨이는 젊을 때 자산을 구축하고 나중에 그 자산이 돌아가는 인세수입을 받아먹는 구조가 핵심이다. 지금까지 해 온 일과는 전혀 다른 일을 해야하는 것이라 쉽지 않다. 하지만 해놓고 나면 내꺼가 생기는 그런 사업이다.

3. 회사를 바라보는 눈을 기르자: 최소한 내 회사의 재무재표는 볼 줄 알아야 하고, 내가 다니는 회사가 뭘로 돈을 버는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 의자와 상관없이 거리에 나앉게 되는 일이 생긴다. 먼저 언급했지만, 바로 전에 다녔던 그 회사. 바로 이 시각으로 검증했을 때, 스스로 돈을 버는 능력과 과정이 안되는 회사라고 판단이 되었고 제대로 된 회사로 옮길 수 있게 되었다. 

 

이 글을 보고 있는 개발자 분들 계시다면, 회사보는 눈도 키워보시고, 회사 이후의 삶도 생각해보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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