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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Life

카센타에 대한 단상

by 고니-gonnie 2017.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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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전에 군에서 전투기 정비를 한 6년 정도 했던 사람이라 정비의 개념, 절차에 대해 조금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내 성에 차는 정비를 해주는 곳 찾기가 쉽지 않은데 차까지 국산 그냥 싸구려 세단이니 단골 하나 뚫어서 말을 트고 디테일한 주문을 하려면 꽤나 돈질도 해야하고 시간도 든다. 최근에 그러기 위한 후보지를 두 곳 선정해서 돈질과 시간질을 한 결과를 좀 정리해보고자 한다.


먼저 집앞에 있는 현대파란손. 말이 파란손이지 그냥 동네 카센타이다. 근데 뭐 꼴에 현대 간판 달고 있는게 자랑스러운건지 간판값을 하려고 하는건지 비용이 상당히 비싸고 정비하는데 있어서 일체 차주의 관여를 금지한다. 그리고 무슨 국정원이라도 되는 듯이 정비장면을 촬영하지 못하게 한다. 좀 많이 어이가 없다. 다만 현대에서 내려오는 리콜(지들은 절대 리콜이라고 안한다)에 대한 조회 및 조치가 가능한 건 좋다.


두번째는 공임나라 강남점으로 알려진 명성오토샵. 여긴 토요일날 일찍 예약해놓고 아침일찍 제일 처음 들이대는게 상책이다. 엔진오일은 뭐 꼬박꼬박 여기서 갈고 최근에 굵직한 작업 몇 개 한 뒤로 말이 좀 더 트고 그랬다. 가격으로 승부하는 곳인지라 불친절할까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도 않다. 여기도 뭐 생긴 걸 보면 그저그런 동네카센타이긴 하다. 


내 차는 겨울이 되면 혼이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있다. 외기 온도가 영하 5도 이하로 내려가고 주행풍을 많이 맞은 경우에서 그런다. 처음 의심할 수 있는 것은 당연히 혼 그 자체이다. 오랜 시간 사용하면 (1년 사용했다.) 수분이나 그런 게 남아 있다가 얼어버려서 안되는 경우도 있다. 처음에 그래서 집앞에 갔는데 바로 너무 쉽게 혼을 교체한다. 교체하고 나서 잘 안되는 듯한 증상이 반복되었는데 따로 확인 안하고 그냥 보내더라. 그리고 두달 후 또 증상이 재발했다. 이번엔 명성오토샵으로 갔다. 물론 여기도 혼 교체를 하자고 하는데 일단 배선 작업을 해준다. 사실 그 부분이 굉장히 의심되었다. 배선 작업을 하고 테스트를 하고 장착을 하니깐 또 소리가 안난다. 결국 혼 교체를 하자고 하고 주문을 했는데 자기도 뭔가 찜찜했는지 고품 테스트를 하더라. 그리고 소리가 나니깐 그제서야 제대로 배선 테스트를 하고 결국 접지에 문제가 있어서 혼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걸 알아냈다. 예상대로 부실한 배선작업이 원인이었던 것이다.


어찌보면 되게 합당한 의심인데 (바로 전까지 작동되던게 갑자기 작동을 안한다. 라는 것에 대한 의심) 대부분 카센타들이 이걸 하기 싫어한다. 그 이유는 안다. 이런 고장탐구에 대한 것은 비용으로 책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냥저냥 기름쟁이라는 소리 듣기 싫고 최소 자신들이 기술자, 엔지니어라는 생각을 한다면 해봐야하는 의심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이 나라는 기술자, 엔지니어 무시하는 나라라서 쉽지는 않을거다.


어째뜬 나는 내가 원하는 바를 잘 처리했다. 그러기까지 참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었다. 이 차를 데려온지 이제 3년차에 접어들었는데 드디어 좀 제대로 맡길만한 곳을 찾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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