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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Life

아주 간만에 근속 1주년 (feat. 1분기 회고)

by 고니-gonnie 2024.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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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근속 1주년

내 이력서는 엄청 지저분하다. 어찌보면 지금까지 이쪽일을 하는게 더 신기한 그런 이력서이다.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모르겠지맞 뭔가가 마음에 안들면 나는 쉽게 회사를 그만두거나 이직을 하는 그런 선택들을 했었다. 그러다보니 이력서는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더러워졌고 연차대비 정말 나쁜 이력서의 표본이 되었다. 그러다가 정말 어찌보면 이젠 갈 곳이 남지 않은 상황까지 밀려나게 되었다.

프리랜서를 통한 인연

다니던 회사에 CTO 가 새로 오고 일방적인 정책들을 펼쳤고 어쩌다보니 반골기질이 많은 나는 그 양반들을 들이 받고 말았다. 그랬더니 이런저런 이유를 갖고 나를 날려버렸다. 물론 그 회사는 얼마 후 망해버렸다. 하지만 당장 일은 해야 수입은 생길것이고 잘못된 경제생활을 했던지라 한달을 쉬면 가정경제가 돌아가지 않는 그런 상황이기에 어째뜬 빠르게 뭔가 일할 곳을 찾아야 했다. 먼저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원티드긱스가 큰 도움이 되었고 한 회사의 백오피스 프론트엔드를 만드는 업무를 맡게 되었다. 지금은 긱스가 정책이 바뀌어서 계약 종료 후 일정 기간이 지나야 대금이 들어오는데 그때는 바로 금액이 들어올 때였다. 그리고 그 사이에 면접을 봤던 곳에 합격해서 출근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은 밖에서 봤던 것보다 많이 엉망이었고 원티드긱스를 통해서 일했던 곳에서 프리랜서로 일했던 업무의 연장으로 정규직을 채용하니 합류하는게 어떻겠냐는 연락이 틈틈히 있었고, 급작스런 금리인상과 더불어 더이상 안되겠다 싶을 때 냅다 합류한 것이 지금의 회사가 되었고 그게 어느덧 1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정확히는 4월 24일이 1년이다.)

 

나는 예전에 블로그에서 회사관련 이슈를 썼다가 인간관계가 99% 리셋되는 일이 있었기에 여기서 회사이름을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그냥 많은 분들이 해외에 나갈 때 도움이 되는 서비스 정도라고만 써놓으려고 한다.

회사 분위기

생각보다는 경직되었고 생각보다는 자유롭기도 한 회사 분위기였고 어찌보면 정말 간만에 회사다운 회사를 다니게 된 것 같다. 그리고 그동안 하지 않았던 정치, 그리고 눈치라는 것도 생기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그동안 저 둘을 하지 않아서 회사 다운 회사들에서 적응을 못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근데 더 이상은 그러면 안될 거 같아서 먼저 정치에 뛰어들지는 않았지만 눈치를 보며 행동을 하게 되니 자연스레 정치가 되는 안타까운 그런 일들이 생기게 되었다. 긍정적인 효과는 항상 긴장을 하고 있으니 뭔가 좀 똘똘하게 사는 거 같고 자연스레 눈치가 많이 늘면서 사람을 대하는게 어렵지 않았다. 단점으로는 에너지 소비가 큰 것이 가장 큰 단점이었다.

무엇을 기여했나

생각해보니 내 커리어에서 이제 남은 건 인맥밖에 없었다. 2007년부터 이 일을 시작했으니 햇수로 14년이 되어가는데 (정확히는 8월이 되는 딱 14년이 된다.) 나는 초기에 이 일을 배울 때 확 성장한 것 이외에는 그렇게 크게 임팩트있게 성장하지는 못한 것 같다. 지금도 우리 팀 구성원 중에 코딩은 제일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14년 정도 이 일을 하면서 생긴 것은 인맥과 그리고 상황해석 능력, 윗사람이 원하는게 뭔지 정확히 알아 맞추는 능력이 생긴 것 같다. 코딩도 잘 못하는데 이정도도 없으면 사실 살아남기는 힘들었을 거 같다.

코드적으로는 빵꾸가 나거나 아니면 누군가는 해야하는(모두들 하기 싫어하는) 그런 것들을 주로 하고 있다. 어찌보면 하이에나 같은 삶을 살고 있는 거 같다. 그게 나중에 이직을 해야할 때가 된다면 이력서에 적을 내용이 없어서 분리할 수는 있겠지만 어지간하면 난 이제 이직을 그만하고 싶다. 가능하다면 이 회사에서 커리어를 마무리 하고 싶다. 그래서 크게 게의치 않는 거 같고 무엇보다 이정도 경력이 되면 이직할 때, 단순히 업무의 나열보다는 사람 관리 같은 걸 더 물어볼 것이기에 관련된 내용으로 커버를 치려고 한다.

 

코드 외적인 부분으로는 우리 팀에 큰 도움이 될만한 사람을 영입했다는 것이다. 이 결정은 4월에 생긴 일이라 어찌보면 1분기 회고에 어울리지는 않지만 관련된 시도는 연초부터 시작했기에 1분기 회고에 넣었다.

어떻게 생활했나

3월이 되고나서부터 출근을 08시로 앞당겼다. 집에서 06시 20분 정도에 기상하는데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몸은 금방 적응하기 시작했고 일찍 출근해서 일찍 퇴근하는 맛을 한번 들이고 나니 도무지 끊어낼 수가 없었다. 일단 아침 출근길이 쾌적하고 갈수록 해가 길어지는 시기이다 보니 환할 때 퇴근하는 그 맛이 너무 좋다. 그리고 야근을 하루에 5시간을 해도 (우리는 비포괄임금제이다.) 겨우 10시 밖에 되지 않기에 하루를 길게 가져갈 수 있다. 무엇보다 야근을 안하기로 작정한 날은 일찍 와서 아이와 놀이터에서 놀 수도 있다. 그래서 앞으로도 어지간하면 계속 이렇게 살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나

일단 회사일은 그냥 하던대로 하고 회사 일 외의 나만의 업무를 추가적으로 좀 더 많이 가져가고 싶다. 그래서 하는 것이 개발 외적인 업무로는 암웨이 비즈니스를 하고 있고 개발적인 업무로는 꾸준히 외주를 찾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htGDJ0oSCI

 

한 때 빡씨게 외주할 때는 키보드 리뷰 겸, 코딩윗미 같은 식의 영상을 한번에 찍을 수 있을 정도로 할 일이 많았다. 근데 요즘은 확실히 경기가 죽었는지 이런 기회가 잘 없다.

결론

2분기 회고할 때까지 부끄럽지 않게 사는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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