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눈에 보이는 것만 좋아라 한다.

"한국은 눈에 보이는 것만 좋아라 한다."

그런 것 같다. 우리나라가 온라인게임 강국이 된 것은 김대중 정부 시절에 엄청난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를 깔아놓은 것이 그 배경이다. 대용량의 데이터가 전송되어야 하는데 일단 인프라가 잘 닦여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시각은 그걸로 끝이다. 뻔지르르 하게 잘 닦아놓은 인프라만이 자랑거리다. 아직도 경부고속도로 그 자체에 열광하는 것처럼 (정확히 말하면 박통에 열광하는거지) 

이 잘 닦아놓은 걸 활용해서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그게 진짜 국가경쟁력인데 (부가가치의 ㅂ자도 잘 모르는 것들이 부가가치세는 꼬박꼬박 때어간다.) 저런 초고속 네트워크 인프라를 제일 잘 이용해먹을 수 있는 대부분의 산업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s/w 이다보니 그걸 실감하지 못하고 그딴 건 별 거 아니다라고 치부하는 것이다.

아마 중국에 우리나라와 같은 시기에 초고속 네트워크가 설치되었다면 중국은 세계 게임시장을 다 먹었을지도 모른다.

오늘 집에 오는데 아파트 정문에 기가인터넷 아파트 선정 경축, 이런 현수막이 나붙었더라.. 기가인터넷을 깔아놓고 그걸로 뭘할지 그걸 더 고민해야하지 않을까? 이미 사회는 3차 산업시대로 넘어간지가 옛날인데 아직도 2차 산업의 땀방울에서 뭔가를 찾으려는(그나마 그 땀방울의 댓가, 노동의 댓가도 아주 적게 취급하지) 그런 80년대 사고방식을 좀 버렸으면 좋겠다. 그저 당장의 선거와 표심을 얻기 위한, 그리고 정신과 의사들의 밥벌이를 위한 저따위 게임산업 규제 (게임은 보안을 포함한 종합 s/w의 산물이다.)는 결국 이 나라 s/w산업을 중국에 통채로 넘겨주게 될 것이다. 이대로라면 5년 안에 다 넘아갈 듯..

아직도 기억한다. 엔씨 희망퇴직 발표되던 그 때에 엔씨 담벼락에서 게임팀 단위로 스카웃하려고 찾아온 그 헤드헌터들... 클라이언트는 다 중국이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