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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Life

자율출퇴근 - 그 무서움

by 고니-gonnie 2016.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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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근무하는 회사는 사실상 자율 출퇴근을 하고 있다. 올빼미 스타일의 CTO와 CEO는 지금도 회사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술도 열심히 마신다.) 이게 참 좋으면서도 무서운 게 기본적으로 엄청난 책임감이라는 것을 수반해야하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동안 우리가 서로를 얼마나 못믿었나 싶다. 고용주 측에서 생각하는 것과 노동자 측에서 생각하는 것. 어째뜬 내가 속한 회사는 그걸 깨고 있는 중이고 그래서 인지 CEO가 솔선수범(?) 해서 자율 출퇴근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나의 경우도 올빼미 스타일인데 이걸 다음 주 정도에 적용시켜볼까 한다. 자율 출퇴근의 최대 장점은 자기가 일하고 싶은 시간에 일을 집중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인데 나는 인생을 살아보니 아무리 봐도 올빼미 스타일이다. 이게 사실 건강에 썩 좋지는 않은데 적절히 타협해서 생각해볼 예정이다.
일단 자율 출퇴근을 하면서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 이건 뭐 꼭 자율 출퇴근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몸 컨디션에 따라 일정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신규입사자 임에도 불구하고 적당히 늦게 가면서 몸을 좀 어루만졌다. 그러고 나니깐 만성 피로했던 부분이 좀 사그라드는 중이고 나머지 부분도 많이 나아졌다.

이제는 몸을 챙겼으니 업무를 챙겨야 하는데. 내가 속한 회사는 노트북을 준다. 즉, 싸들고 다닐 수 있다는 소리이다. 문제는 지금까지 싸들고 와서 한번도 집에서 일을 해본 적이 없다는 것 ^^;;; 미국 사람들이 노트북을 싸들고 와서 저녁 먹고 또 일을 하고 그런다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일찍 퇴근하는 것이 수반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엔 아직 퇴근시간이 조금 늦다. 

재밌는 건 분명 이렇게 저렇게 실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게 너무 좋다는 것이다. 암튼 짧은 시간동안 내가 느낀 건 자율출퇴근의 편안함도 있지만 그걸 기반하는 무서움을 더 많이 느낀 것 같다. 그러면서 내 업무 습관이 좀 더 디테일 해졌다. 그동안도 물론 하루 일할 거리를 메모지에 적어놓고 체크하며 했는데 이걸 좀 더 디테일 하게 꾸미게 되었다. 내가 잡은 업무, 외부에서 들어오는 업무가 섞이고 거기에 우선순위까지 배정하는 행위들이 더 추가되었다. (그 전엔 그렇게 우선순위가 중요하지 않았다.) 덕분에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방향이 명확해지고 퇴근시간 (내가 의도하지 않는 한)이 명확해지는 효과가 생기게 되었다. 

이 자율 출퇴근을 좀 더 잘 이용해보고 나중에 또 느낀 점을 정리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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